대중의 취향과 기호가 급변하고, 대중문화 트렌드와 코드의 순환주기가 짧아지면서 장기간 인기를 누리며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스타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 성공한 스타라 하더라도 주류 트렌드나 대중의 기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세 시선 밖으로 밀려나 추락하게 된다. 추락 후 부단한 노력과 자기만의 경쟁력으로 재기에 성공한 스타가 있는가 하면 침체의 늪을 헤매다 대중의 관심권 밖으로 영원히 밀려나는 스타가 있다.
신동엽은 분명 전자의 스타다. 신동엽은 1991년 개국과 함께 특채된 SBS에서 ‘토요일 7시 웃으면 좋아요’를 비롯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안녕하시렵니까?” “제가 여기 앉아도 되시렵니까?”등 어법에 맞지 않는 독특한 어투의 멘트로 단번에 시선을 끌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0년대 초반까지 KBS, MBC, SBS 방송 3사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등에서 맹활약하며 굳건한 신동엽의 스타 왕국을 구축했다. 이때만 해도‘웃음의 제조사’‘최고 예능스타’‘웃음의 천재’등 극찬의 수식어가 그의 전유물이었고, 그의 등장만으로 시청자들은 웃음보를 터트렸다. 그리고 그의 출연 자체가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영원할 것 같은 스타 신동엽 왕국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득세하고 강호동, 유재석이 맹활약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신동엽은 시청자에게 더 이상 최고의 예능 스타가 되지 못했다. ‘시청률 미다스’는 어느 사이‘흥행 부도수표’의 아이콘으로 전락해 그가 맡은 프로그램이 연속으로 폐지 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속출했다. 방송가 안팎에선 신동엽에게 “한물갔다”라는 평가를 내렸고, 대중 역시 신동엽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신동엽의 침체는 오래 지속됐다. 여기에 사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치면서 방송가 안팎에선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하지만 2011년 MBC 장기파업과 강호동의 부재, 예능 트렌드의 진부함 등으로 예능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스타가 한 사람 부상했다. 바로 신동엽이다.
또한 KBS‘안녕하세요’MC로 나서 일반인 출연자의 눈높이에 맞는 진행과 일반인의 의외성과 신선감을 극대화하는 토크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tvN ‘SNL코리아2(Saturday Night Live Korea2)’등에 게스트로 출연, 색드립과 특유의 섹시 개그로 ‘19금 개그’ 신드롬을 일으키며 2012년 예능 판도를 이끄는 예능 스타로 재등극했다. “역시 최고의 예능스타”라는 찬사가 쏟아졌고 2012 KBS 연예대상에서 1회 대상 수상 이후 10년 만에 다시 영광의 대상을 안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쏟아지는 대중의 찬사와 연예대상 수상, 그리고 화려한 재기와 제2의 전성기 도래를 언급하는 대중매체의 보도에 대해 신동엽은 “연예인들은 누구나 부침이 있다.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연예인들은 어떤 때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나는 다행스럽게 인기 하락 등 이런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계속 노력을 했다. 이같은 부분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침체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묵묵히 노력을 기울인 것이 성공적인 재기와 대중의 환호를 다시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신동엽은“시청자들은 유재석, 강호동 같은 모습도 좋아하지만 저에게선 저만의 색깔을 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기 트렌드를 따라하고 최고의 예능 스타를 모방하면 당장에 눈길을 끌지만 대중은 쉽게 식상해하지요. 대중이 저에게 바라는 색깔은 신동엽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일 거예요. 앞으로도 저는 저만의 색깔을 보여드리는 예능인으로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인기 하락이나 대중의 반응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예능의 주류 트렌드에 합류하기보다는 자신이 지켜온 특유의 색깔과 스타일을 견지하고 진화시키며 오랜 슬럼프를 털고 일어나 대중의 웃음보를 다시 터트리고 있는 신동엽은 우리시대의 진정한 성공의 가치를 일깨워준 스타 중 한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