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크리스마스 이전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 타결이 결국 물건너 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성탄절 연휴를 위해 21일(현지시간) 하와이로 떠났다. 그는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26일쯤 백악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상·하원 의원들 역시 휴가를 떠나 27일 워싱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CNBC는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재정절벽 공포가 짓누르는 ‘클리프-마스(cliff-mas)’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재정절벽에서 절벽(cliff)과 크리스마스의 마스(mas)를 합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를 떠나기 전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백안관으로 돌아와 12월31일까지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겠다”면서 “올해 안에 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연내 협상 타결 역시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연소득 100만 달러 미만 가구에 대한 감세 연장안인 이른바 ‘플랜B’를 표결에 부치기로 했지만 당내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서 이를 연기했다.
베이너 의장은 재정절벽 협상이 201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향후 협상 재개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베이너 의장에게 “소득 25만 달러 미만 가구에 대한 감세안 연장과 200만명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 연장, 시퀘스트레이션 제도에 따라 종료되는 다른 모든 제도는 2013년 초에 협상한다”며 ‘플랜C’의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공화당 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퀘스트레이션은 미국이 지난 1985년 의회가 제정한 ‘균형 예산 및 긴급 적자 통제법’에 따라 예산을 강제 조정하는 제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민 98%의 세금이 인상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면서 “1월에 실업수당 지급 기한이 만료되는 200만명에 대한 수당 지급 역시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괄적인 패키지를 할 준비가 됐고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