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 시대로 진입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3% 하락한 1991.17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것은 물론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올 들어 상하이지수는 9.5% 하락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지수는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약세를 기록하게 된다.
이날 주식 거래규모도 390억9000만 위안(약 6조8200억원)으로 올해 평균치인 665억2000만 위안을 밑돌아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했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부진과 연말 자금난으로 증시 하락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처우증권의 덩원위안 애널리스트는 “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증시에 대한 신뢰가 올해 최하로 떨어졌다”며 “투자자들은 다음달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새로운 정책 신호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부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표 호조로 중국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은 많이 커진 상태다.
중국 기업이 많이 상장돼 있으며 외국인 투자가 비교적 자유로운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올 들어 18.5% 상승해 중국증시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달러·위안 환율은 이날 상하이외환시장 장외거래에서 6.2223위안으로 19년 만에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그럼에도 중국증시가 좀처럼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중국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배경이라는 평가다.
단기 투자에 치중하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기업공개(IPO) 승인에 최대 3년의 시간이 걸리는 등 여러 문제가 중국증시의 상승세를 저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장기 투자를 중시하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비중이 큰 다른 나라 증시와 달리 중국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80%나 된다.
센트럴차이나증권의 장강 애널리스트는 “시장지향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면서 중국증시가 최근 경기회복을 반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 새 지도부의 정책 방향이 아직 불확실한 점도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증시의 부진이 전체 경제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은행과 신용업체 등에 대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의존도가 커져 부실 대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