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는 다른 재계그룹에 비해 비교적 소박한 혼맥을 구축했다.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자손들의 자유연애에 관대했기 때문. 하지만 한 때 재계 1위를 달렸던 그룹인만큼 명망있는 집안과 사돈관계를 맺기도 했다. 대표적인 가문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가문이다. 현정은 회장 친정은 호남지역에서 손꼽히는 만석꾼 집안으로 유명했다.
현 회장 친정은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 일가와도 사돈관계를 맺었다. 또 친정기업인 전방을 통해서는 시삼촌인 현대산업개발그룹과 다시 연결되는 독특한 혼맥을 구축하고 있다.
현 회장 외할아버지 역시 1960년~1970년대 국내 직물 산업을 이끈 전방 창업주 고 김용주 회장이다. 고 김용주 회장의 장남인 김창성(80) 전방 명예회장은 현정은 회장의 외삼촌이다. 김무성(61)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도 현 회장의 외삼촌이다.
현정은 회장의 어머니이자 김용주 회장의 외동딸인 김문희(84) 용문학원 이사장은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묵묵히 버팀목 역할을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
현 회장은 이러한 가정환경 속에서 뚝심과 추진력을 배웠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한 고 정주영 회장은 살아생전 가장 아끼는 며느리로 늘 현 회장을 꼽았다.
현대그룹은 전방그룹 계열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현 회장의 외가가 전방을 창립한 창립 일가임과 동시에 현대산업개발그룹도 전방가문과 연을 맺고 있다.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차녀 유경(42)씨의 남편은 김석성 전 전방 회장의 장남이다. 김석성 전 회장은 현 회장의 외삼촌인 김창성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현대그룹은 외가인 전방그룹을 통해 국내 정·관·재계 혼맥의 중심인 노신영 전 국무총리 일가와도 연결이 된다. 정유경 씨는 노신영 전 총리의 큰 며느리인 정숙영(53) 여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노신영 전 총리 일가는 삼성그룹, 보광그룹과도 사돈관계를 맺은 국내 명문가문 중의 명문가문으로 평가된다.
정주영 회장과 정세영 회장간의 간접적인 만남은 우연치고는 절묘한 만남이라는 게 세간의 인식이다. 결국 고 정주영 회장과 고 정세영 회장은 형제의 연을 넘어 넓은 혼맥으로 연결됐다.
◇ 딸부잣집 현정은家, 유한양행 일가와도 연 닿아 = 고 현영원 회장과 김문희 이사장은 슬하에 딸만 네 명을 뒀다. 이름도 흥미롭다. 현정은 언니는 일선씨(59), 여동생은 지선씨(48)로 현 회장의 시조카 이름과 같기 때문이다.
일선씨는 김문호 여사가 일본에서 출산한 첫 딸로 유유산업 고 유특한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수입 침장 ‘쉐르단’으로 잘 알려진 홈텍스타일코리아 유승지 회장과 결혼했다.
고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 유일한 회장의 동생으로 현대그룹은 유한양행과도 인연을 맺었다.
유승지 회장의 형제는 총 4명으로 유승지(63) 회장을 비롯해 유유제약 유승필(66)대표, 유승선(56·여), 유유칼믹 유승식(52)사장 등 3남1녀다.
특히 유승필 대표와 동생 유승식 사장은 모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출신으로 형인 유 회장은 경영대학원에서 재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1979년 국제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유승식 사장은 1985년 국제학 석사학위를 땄다.
현 회장의 동생인 승혜씨(49)는 12,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지연태 전 의원 장남인 지덕현(58)씨와 혼인했다. 지씨는 보광그룹 계열이자 일본계 광고회사인 덴츠가 출자한 광고대행사 덴츠이노벡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막내딸 지선씨(42)는 현대전자에서 분사된 전산유지보수업체 (주)현대시스템앤테크놀러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변찬중(50)씨와 결혼했다. 지선씨도 이 회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