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 난치병 치료에 신기원 (종합)

입력 2012-10-08 22:01 수정 2012-10-0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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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 응용해 알츠하이머·심장병·당뇨병 근본 치료 길 열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에 선정된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과 존 거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거던연구소장의 연구 성과는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들이 개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는 현 의료 실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재생의료의 비장의 카드로, 급성 심장병이나 신경계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 개발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PS 세포는 심장 근육이나 췌장, 신경세포 등 여러가지 조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만능세포인 배성간세포와 달리, 환자 본인의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해도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병이나 상처로 손상된 장기를 복구하는 재생 의료에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노벨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두 과학자가 “성숙해 제 기능이 정해진 세포라도 인체의 모든 형태의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미성숙 세포로 재구성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며 “이를 통해 질병을 연구, 진단하고 치료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거던은 1962년 핵 이식을 통해 개구리의 클론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완성된 세포의 DNA에도 개체의 모든 세포 형태로 형성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2006년 야마나카 교수는 놀라울 정도로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 성숙된 세포를 줄기세포, 즉 원시 상태의 세포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는 당시 세계에서 최초로 쥐의 피부로부터 iPS 세포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이를 사람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과학계는 iPS 세포가 배세포처럼 다양한 조직으로 자라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사람이나 동물의 줄기세포는 다양한 장기로 자라날 수 있는 일종의 선행 세포다. 거던과 야마나카의 연구는 뇌세포처럼 한번 죽으면 다시 살릴 수 없는 세포로 인해 생기는 질병,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의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실마리가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난치병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국립위생연구소(NIH)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iPS 세포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나 당뇨병, 관절 류마티즘 등의 치료에 응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교토대학은 파킨슨병의 치료를 목표로 iPS 세포로부터 신경전달 물질을 꺼내는 신경세포를 제작해 원숭이에 이식, 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게이오대학은 척수가 손상된 원숭이에 iPS 세포에서 만들어진 신경세포를 이식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오사카 대학은 iPS 세포를 통해 만든 심장 세포를 시트 모양으로 해 심근경색인 쥐의 심장에 이식해 심기능을 회복시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도 iPS 세포로 쥐의 빈혈이나 파킨슨병 등을 치료하기도 했다.

일본은 2010년에 화학상을 받은 네기시 에이이치 미국 퍼듀대 특별교수와 스즈키 아키라 홋카이도대학 명예 교수 이후 2년 만에 노벨상 수상자를 또 배출했다. 생리의학상으로는 1987년 도네가와 스스무 이화학 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장 이래 2명째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체내 면역반응의 핵심원리를 밝힌 브루스 보이틀러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와 율레스 호프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교수, 랄프 슈타인만 미국 록펠러대 교수 등 3인에 돌아갔다. 이 중 슈타인만 교수는 수상자 발표 직후 췌장암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안타까움을 샀다.

이날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시작으로 다음주 초까지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된다. 9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가, 10일에는 화학상 수상자가 각각 발표되며, 11일과 12일에는 문학상과 평화상 수상자가 각각 발표된다.

경제학상 수상자는 오는 15일 발표된다. 경제학상은 초기 노벨상 목록에는 없었지만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8년 신설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야마나카와 고던 두 사람에게는 합계 8000만크로나가 상금으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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