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오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 부자증세안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간 수입이 100만유로(약 15억원) 이상인 고소득자에게 75%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자세 도입 계획을 밝혔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시장에서 국가의 자주권을 지키려면 부채를 줄여야 한다”며 “부자들은 세금 부과를 통해 프랑스 경제 회복에 보탬이 됨으로써 애국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달 내에 2013년 예산안에 45%의 한계세율(초과수익에 대한 세금) 부과 안건도 추가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대기업의 법인세를 35%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에 따라 2013년까지 재정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여야 한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의 성장률 전망이 악화하면서 올해 전망치가 0%에 가깝고 내년도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는 현재 전투모드에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내에서 부자증세안 효과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함께 반발도 거세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민 6500만명 중 부자세 납부 대상자는 3만명에 불과하다”며 “부자세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프랑스 경제학자인 자크 아탈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소득의 3분의 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 부자들이 해외로 도피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이 벨기에로 귀화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엔이 지난 7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 세계경제사회조사(WESS)에 따르면 전 세계에 최소 10억달러 재산을 보유한 이른바 ‘슈퍼리치’ 부유층은 2012년 1226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재산을 모두 모으면 4조6000억달러이며 이들의 재산에 1% 세금만 물려도 460억달러를 모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유엔 전문가는 억만장자 세금에 대해 “경제적으로 합당하다”며 세금이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완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를 둘러 싼 논란도 거세다.
세계 최대 복지국가인 스웨덴은 경기 부양을 위해 법인세율을 4년 만에 4.3%포인트 인하했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면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커지자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시키고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은 내년 예산안을 통해 현행 26.3%인 평균 법인세율을 내년부터 22%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인 25.5%는 물론 유럽연합(EU) 평균인 23.4%보다도 낮은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스웨덴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오는 2014년 총선을 앞두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친기업·친유권자적인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했다.
스웨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0년 7.7%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1%대로 떨어졌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3%에서 0.4%로 대폭 낮추기도 했다.
실업률도 지난해 6.6%에서 최근 8%대로 올라가며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은 앞서 지난 3월 실시한 세제개편을 통해 최고 소득세율을 50%에서 45%로 낮추는 등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