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집권 민주당이 오는 3~6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집권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고 이들의 후보 수락 연설을 듣는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3일 샬럿의 타임워너 케이블 아레나에서 막을 올린 뒤 같은 장소에서 5일까지 진행된다.
전당대회 하이라이트인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은 6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야외 경기장에서 7만5000여명의 지지자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전당대회에 합류한다.
그는 아이오와 콜로라도 오하이오 버지니아 등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바람몰이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리틀 오바마’로 불리는 멕시코계 훌리안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은 기조 연설한다.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해 소비자운동의 기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동성애자임을 공개한 태미 볼드윈 하원의원·‘흑인의원모임(CBC)’ 회장 출신의 바버라 리 하원의원 등 특색있는 여성들이 연설자 명단에 다수 포함됐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마찬가지로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를 전한다.
찰리 크리스트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한다. 그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백악관 수성’을 위한 재집권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의 선거 슬로건인 ‘앞으로(forward)’를 외치며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자신에게 4년을 더 투자해 달라고 호소할 방침이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백인주의’나 ‘미국 예외주의’를 유독 강조했던 롬니-라이언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이 과거로 후퇴할 것이라는 점도 연설에서 적극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자 감세·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 지출 삭감, 불법 이민 처벌 강화 등 롬니 후보의 공약을 비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중산층·백인 근로자 계층·유색 인종 유권자 표심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프리미엄’을 갖췄으나 앞으로 남은 60여일의 재선 가도는 순탄치 않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가 1930년 대공황 이래 최악이기 때문이다.
3년 이상 8%를 웃돌며 치솟은 실업률이 좀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을뿐 아니라 최근에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경제를 살리고 경기를 회복할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전당대회 직후 발표되는 실업률 등의 고용 지표가 또다시 국민과 유권자를 실망시킨다면 민심이 그에게서 결정적으로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또 2008년 대선에서 ‘변화’를 내세우던 오바마 후보에게 열광했던 흑인 히스패닉 청장년 여성 등의 유권자층 결집력이 4년 전만 못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취임 초 70% 선이었던 지지율도 40%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이를 바탕으로 대세를 이어가 11월6일 승리함으로써 ‘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에 걸맞게 새 역사를 쓸지 미국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용어설명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미국이 세계를 이끌고 세계의 운명을 떠안는 국가의 위치에 있다는 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