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프리드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경제위기를 15년 전 예상했다고 프로젝트신디케이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리드먼은 지난 1997년 8월28일 발간한 ‘유로화: 정치 해체를 향한 통화 통합’이라는 저서를 통해 이같이 예측했다.
프리드먼은 이 저서에서 “유로화 출범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다시 전쟁을 벌이지 못하도록 가깝게 묶으려는 정치 요인이 경제적 요인보다 더 크게 작용했다”면서 “그 결과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국가나 지역 간 경제적 불균형은 대개 ‘변동환율’로 바로잡히는데 단일 통화는 변동환율제의 순기능을 없앤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일 통화권 일부 지역 간 임금이나 물가 차이를 비롯해 자본이동·교역 관세·제도차이 등은 변동환율로 상쇄되지만 단일 통화를 채택하면 그 차이를 없애거나 줄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각국은 역사와 언어 문화 제도에서 차이를 보이고 정치 제도도 각기 달라 단일 통화는 단지 ‘물리적 통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프리드먼은 전망했다.
그는 유럽의 각 국민은 유럽이라는 단일체보다 자신의 국가에 더 큰 애착심을 보이고 유럽연합(EU)이라는 중앙정부의 예산은 지방정부보다 훨씬 작은 점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마르크 통합’의 실현 가능성을 예상했다.
독일을 중심으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 독일 인접국의 마르크 통합이 상호 혜택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프리드먼은 “변동환율제로 막을 수 있을 역내 정치적 갈등 등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치적 통합이 단일통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정치적 통합 없는) 단일 통화는 오히려 정치적 통합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분석은 그리스처럼 옛 통화인 ‘드라크마’를 버리고 유로화를 택한 국가에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교수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창하면서 ‘통화주의’ 이론을 밝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프리드먼은 지난 2006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