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던 신흥국들이 이제는 반대로 통화 가치를 낮추는데 힘쓰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 여파로 글로벌 무역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이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이 3.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콜롬비아의 후안 카를로스 에쉬베리 재무장관은 지난 3일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페소 가치를 낮추려면 더 많은 ‘총알’이 필요하다”면서 “중앙은행에 하루 달러 매입 한도를 2000만달러에서 더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페소 가치는 지난 2008년 이후 달러 대비 26% 올랐다.
이 여파로 콜롬비아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원예산업에서는 지난 7년간 3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콜로비아원예수출협회는 페소 강세가 일자리 축소의 주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역시 페소 가치가 최근 달러에 대해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자 지난달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이와 함께 외국인들이 이른바 ‘특별예금계좌’에 자금을 묶어두는 것을 금지하는 등 외국인 자본 유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전일 6.3456위안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경기둔화와 디스플레이션 리스크 등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한국과 칠레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