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본안 소송 첫날부터 날선 공방을 벌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해롤드 매케르히니 변호사는 “삼성은 애플을 공정하게 꺾으려 하기보다는 아이폰 기술을 흉내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슬라이드까지 보여주며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후 삼성의 휴대폰 디자인이 아이폰과 비슷하게 바뀌었다고 몰아붙였다.
그때까지 삼성의 버튼은 네모 모양이었으나 2010년 출시된 신모델에서는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유리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아이폰으로 웹페이지 창을 열고 맨 아래까지 스크롤했을 때에 바운드해 돌아오는 기술이나 손가락 두 개로 화면을 확대하는 기술도 삼성이 모방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도 애플에 밀리지 않는 공세를 펼쳤다.
삼성 측의 찰스 버호벤 변호사는 삼성 휴대폰의 진화에 대해 “휴대폰의 핵심 기능이 세련돼짐에 따라 보다 많은 기능이 가능해진다”며 “업계 전체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이는 특허 침해가 아닌 경쟁이다”라며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을 제공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그는 애플도 실제로 소니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공격했다.
그는 애플의 디자인 팀이 주고받은 메일을 보여주며 “이들은 아이폰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소니의 디자인을 비교하는 논의를 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은 상호 특허권 침해를 둘러싸고 쌍방이 4개 대륙에서 펼치고 있는 소송전 가운데 미국에서 처음 열린 배심원 재판이다.
관건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와 삼성의 통신 특허 가운데 어떤 것이 유효 판정을 받느냐는 것이다.
앞서 애플은 삼성 제품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해 미국법원에서 갤럭시탭10.1과 갤럭시넥서스의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맞선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배상액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애플은 특허침해로 25억25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앞으로 삼성이 애플 특허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대당 최대 100달러의 사용료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스마트기기 대당 2.4%, 약 15달러 수준의 무선통신특허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특허 대결의 승자는 다음달 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