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사 엑슨모빌이 최고 기업의 자리에 올랐다.
포브스는 지난 ‘2012 글로벌 2000대 기업’ 1위에 엑슨모빌을 선정했다.
엑슨모빌이 1위로 올라선 것은 포브스가 집계를 시작한 지 9년 만에 처음이다. 포브스는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 등 네 부문을 종합해 기업을 평가한다.
엑슨모빌의 지난해 순이익은 411억달러로 이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시가총액 부문은 4074억달러로 애플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등 포브스의 평가항목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골고루 받았다.
매출은 4335억달러(약 506조원)로 2000대 기업 중 3위를 차지했다.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27%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10% 증가했다.
지난해 자산규모만 3311억달러, 세계 82위로 다른 항목보다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지난 1999년 미국 대형 석유업체 엑슨과 모빌의 합병으로 탄생한 엑슨모빌은 항상 장기적인 비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회사가 보유한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의 확인매장량(Proved Reserves)은 전년보다 18억배럴 늘어난 249억배럴로 회사 전체 생산량의 107%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매장량은 아직 본격적으로 추출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지 생산이 가능한 석유와 천연가스의 양을 뜻한다.
엑슨모빌은 지난해까지 18년간 확인매장량이 생산량을 웃돌았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노르웨이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한 자원탐사 작업을 벌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회사 전체 종업원 8만2100명명 중 약 3만명이 에너지 개발과 탐사 전문 인력이다.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에너지 절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등 에너지 관련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주목하는 것은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셰일유·셰일가스다.
지난 2010년 XTO에너지를 3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미국 최대 천연가스업체로 부상했고 셰일가스 기술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탄탄한 재무관리 능력도 엑슨모빌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음에도 불구하고 ‘AAA’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회사의 지난해 장기 부채는 92억3000만달러로 경쟁사인 영국 BP의 464억7000만달러와 프랑스 토털의 314억2000만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아울러 시가총액 대비 장기 부채 비율은 6%에 불과하다. 미국 기업 중 상당수는 이 비율이 50%에 달한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10월에 브라질 바이오연료 업체 코잔에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우루과이의 윤활유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에너지 탐사업체 아파치에 영국 북해 유전 일부를 17억5000만달러에 파는 등 엑슨모빌은 잘 나갈 때도 비용절감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위기에서 교훈을 얻은 것도 회사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배경이다.
엑슨모빌은 지난 1989년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 중 하나인 알래스카 발데즈호 좌초 사건으로 배상금과 벌금, 방제비용 등으로 약 70억달러의 손해를 입고 회사 이미지도 나빠지는 위기를 겪었다.
그 후 엑슨모빌은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 7월 미국 몬태나주 옐로스톤강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30분 만에 송유관을 폐쇄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켜 피해를 최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