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자국이 설사 최악의 상황은 피하더라도 앞으로 수 년간 유럽 위기 충격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펜서 데일 이코노미스트는 27일(현지시간) 선데이타임스 회견에서 “(영국이 유로 위기에서 비롯되는) 일부 최악의 결과는 피한다 해도 앞으로 몇년은 불투명함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가 우리 경제에 계속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BOE가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OE 대변인 역시 데일의 발언을 확인했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이날 BBC 회견에서 “그리스가 내달의 재선거에서 유로존 잔류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리스의 이탈이 유로존과 영국에 어떤 충격을 가할지를 가늠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유로 가치는 지난주 달러 대비 2.1% 하락해 201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 폭락은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신흥국의 차입 부담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폴란드 은행이 자국화인 즐로티가 아닌 유로로 1년간 차입하는 데 따른 추가비용은 지난 2주 사이 25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해 지난 24일 59bp에 달했음을 통화스와프지표가 보여줬다.
체코 은행도 자국화인 즐로티가 아닌 유로화로 차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추가부담이 24b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서유럽 은행들이 유로화 자산을 속속 줄이고 있다면서 그리스 위기 심화와 스페인이 심각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6일 도쿄에서 가진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그리스의 유로 이탈이 아시아에 제한적 충격만 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임 중인 지난 1998년 외환 위기를 겪었던 마하티르는 “그리스 혼자 유로를 포기한다면 아시아에 대한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만 주저앉는다면 그 충격을 유럽 안으로 국한할 수 있다고 여전히 판단한다”면서 “그리스가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질서 있게 복귀한다면 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는 “그리스의 유로 이탈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경쟁력 회복을 위해 유로를 평가 절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하티르의 발언은 그러나 제티 아크타르 아지즈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장의 견해와는 상반된다.
외환 위기 때 중앙은행 총재 대행을 지낸 그는 “그리스 이탈이 아시아 외환 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는 유럽에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