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경기 침체 조짐이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새로운 경제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 유럽 제조업계의 체감경기는 전달보다 악화했다.
경제조사기관 마르키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5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5.9로 집계됐다.
이는 4월의 46.7과 전문가 예상치 46.5보다 낮은 수치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제조업 경기도 5월까지 7개월 연속 위축됐다.
HSBC홀딩스가 24일 발표한 중국의 5월 PMI 예비치는 전월의 49.3에서 48.7로 하락해 경기 후퇴 현상을 반영했다.
미국의 내구재 주문도 성장이 둔화했다.
미국 상무부가 24일 발표한 4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에 비해 0.2% 증가했지만 시장의 예상치 0.5%에는 못미쳤다.
WSJ는 유로존의 재정 위기로 인한 경기 우려가 이들 국가 뿐만 아니라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는 서로 연결돼 있어 성장과 침체를 함께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산업계는 임금 임대료 원자재 등이 상승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용 부담이 큰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브라질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의 경기 둔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남아공은 원자재 수요 감소로 광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 3대 플래티늄 제조업체인 론민은 최근 세계적인 금속 수요 감소로 광산업 설비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아공의 3월 제조업 생산은 예상을 깨고 연율 2.7% 감소했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도 2위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서비스 업체인 인포시스는 지난 1분기 대미 매출액이 1.9%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미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경제 침체에 대한 조짐은 정부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지만 국가들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기 둔화 위험은 세계 경제에 최대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번주 초 선진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 경제가 3.9% 성장한 작년보다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2%로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