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기 국가 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 부주석이 13일(현지시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과의 비공식 만찬을 시작으로 5일 간의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키신저 이외에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과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자문 등을 초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미중 관계 구축에 큰 공을 세웠던 인물들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특히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인 1971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미중 국교 수립에 결정적 기여를 한 키신저 전 장관은 시 부주석도 수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시 부주석은 올해 10~11월쯤 열리는 제18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1기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후진타오 현 국가 주석으로부터 공산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지도자로 올라서기 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고 외교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이 이번 방미의 주요 목적이다.
후진타오 주석도 지난 2002년 대권을 물려받기 전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이번 방미는 앞으로 10년간 중국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의 성격과 견해를 파악하고 친교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시 부주석이 워싱턴에 도착해 키신저 등과 만찬을 즐기고 있던 시각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공원에서는 약 200~300명의 시위대가 티베트의 독립과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티베트 출신의 한 미국 시위참가자는 “미국인으로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탄압 중지 압력을 행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워싱턴뿐 아니라 아이오와주와 캘리포니아 등 시진핑이 방문하는 지역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