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트리플 A’ 기업의 비밀] ③-1 불황 모르는 석유 제국 ‘엑슨모빌’

입력 2012-01-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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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전통 경영 노하우…풍부한 유동성·철저한 사회적 책임

‘세계 석유 시장을 움직이는 검은 손’ ‘시대의 범죄자’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국제 석유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세계 최대 민간 정유업체 엑슨모빌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다.

2차 세계대전부터 이라크전쟁까지 미국이 참여하는 전쟁의 배후에는 늘 엑슨모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엑슨모빌은 표면적으로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에너지 자원 탐광 및 생산, 수송, 정제, 판매까지 사업을 일괄하는 석유 자본이지만 전시에는 군수업체로서 정부에 석유를 독점 공급해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엑슨모빌에 대한 세간의 눈총은 여전히 따갑지만 시장에서는 절대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시가총액은 12일(현지시간) 현재 4061억8000만달러로 세계 최고. 한때는 애플의 기세에 2위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1위를 탈환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같은 날 애플의 시가총액은 3916억4000만달러였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오일머니에서 비롯된 탄탄한 재무 기반과 풍부한 유동성, 적은 부채를 배경으로 엑슨모빌에 ‘AAA’라는 최고의 성적을 부여했다.

S&P는 지난해 미국이 최고의 국가 신용등급을 박탈당했을 때 “우리의 평가 기준에 따르면 국채보다 회사채 등급이 더 높을 수 있다”며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채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서도 최고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왕’ 존 록펠러가 설립한 이래 불황이 없는 기업으로 손꼽힌 엑슨모빌로서는 당연한 결과다.

엑슨모빌은 1999년 11월 30일 엑슨과 모빌이 합병해 탄생했다. 양사는 모두 록펠러가 1870년 설립한 스탠더드오일에서 파생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911년 스탠더드오일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 이 회사를 34사로 분할하라고 명령했다.

엑슨은 이 때 분할된 스탠더드오일오브뉴저지(Standard Oil Company of New Jersey, 저지스탠더드)가, 모빌은 스탠더드오일오브뉴욕(Standard Oil Company of New York, 소코니)이 각각의 모체다.

스탠더드오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합병에 합병을 거듭, 세계 석유 생산을 독점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을 등에 업은데다 창업주 시절부터 키워온 경영 노하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7월 미국 몬태나주 로렐 근처를 지나는 송유관이 파열돼 기름이 옐로스톤 강으로 유출되자 신속하게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서둘러 파손된 송유관을 복구했다.

옐로스톤 강은 몬태나주와 노스다코타주의 경계에 걸친 미주리 강과 만나는 곳으로, 댐 시설이 없어 누출된 원유가 상당한 거리까지 떠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엑슨모빌은 신속한 수습으로 상황을 조속히 처리했다.

이는 지난 1989년 알래스카 발데즈호 해안 원유유출 사고를 낸 전적에서 나온 비결이다. 엑슨모빌은 당시 4150만ℓ의 원유를 유출해 최악의 해양 원유유출 사고 업체로 기록됐다.

지난 2008년 엑슨모빌이 피해액의 5배인 25억달러의 벌금을 물면서 사고는 일단락됐다.

엑슨모빌은 영국 BP가 2010년 원유 유출 사태로 곤경에 처하자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로열더치셸과 함께 10억달러를 출현, 마린웰 방제회사라는 비영리 회사를 세워 유사 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엑슨모빌의 실적은 날아오르고 있다.

2009년도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2010년도에는 유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도의 3100억달러에서 3830억달러로 뛰었다. 순이익은 304억6000만달러(주당 6.22달러)로 전년의 192억8000만달러(주당 3.98달러)의 2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011년도에도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슨모빌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392만1000배럴이다. 이는 세계 생산량의 3%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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