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기업용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전력은 22일(현지시간) 기업용 전기요금을 내년 4월부터 20% 가량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것은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이후 처음이다.
전기요금 인상 대상 기업은 계약 전력이 50kw 이상인 기업 고객 약 24만곳으로, 대규모 공장과 사무실 건물, 백화점 등이 포함된다.
니시자와 도시오 도쿄전력 사장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대체 화력발전소의 연료비 부담이 2011년도에 8300억엔 정도로 불어날 것”이라면서 “이대로라면 경영이 어려워져 전력 공급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기요금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화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 경상적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원전 사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료비는 전년도보다 8300억엔 증가, 최종 4100억엔의 경상적자가 예상된다.
도쿄전력은 정부로부터 8900억엔의 자금 지원을 받기로 돼 있지만 이 자금은 원전 사고 관련 피해 배상금 지급 용도로 제한된다.
도쿄전력은 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5000억엔의 비용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자 체질이 당장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전력의 전력요금 인상 방침에 산업계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인 게이단렌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현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도쿄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수용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은 다른 입장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로 고통 받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려 실적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형 종합상사인 소지쓰의 가세 유타카 사장은 “국제적으로도 유난히 비싼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커져 제조업계의 해외 진출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전기로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도쿄제철은 더 이상의 비용 감축은 어렵다고 토로했고 스마트폰용 부품을 생산하는 미쓰이금속도 “전기요금 상승분을 제품 값에 반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카시오계산기의 가시오 가즈오 사장은 “가격 인상에 맞는 수준으로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해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토추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관내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20% 인상하면 내년도 기업 수익이 1%, 설비투자를 0.3% 낮아지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