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과 프랑스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전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AAA’ 등급을 가진 6개 유로국 가운데 프랑스가 재정 건정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4일(현지시간) 6%를 넘어서는 등 차기 뇌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 분석기관인 유로 플러스 모니터는 유로존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정 건전도 테스트에서 프랑스가 13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유지하고 있는 국가 신용등급 AAA는 단지 명목상에 불과하고 최고 국가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 가운데 호주를 제외하고 높은 차입 부담을 안고 있어 경제 근본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보좌관 자크 아탈리는 최근 라트리뷴 회견에서 “시장 상황을 보면 프랑스가 이미 AAA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이날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1bp=0.01%) 상승해 3.42%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 국채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미 국채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가 AAA 등급을 실제로 상실할 경우 유럽 전반에 오는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주요 지원국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EFSF의 신용등급(AAA)에도 심한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프랑스의 신용 전망을 재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지면 프랑스의 차입 비용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프랑스가 AAA등급을 상실할 경우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등급 강등은 시간문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시야 콤파니 피난시에르의 마크 투아티 분석가는 “프랑스 등급이 강등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그렇게 될 것이냐는 점이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스페인의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5bp 뛴 6.07%를 기록, 지난 8월 초 이후 처음으로 6%를 초과했다.
스페인 국채와 유로 채권시장 가늠자인 독일 국채 사이 스프레드는 4.2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이날 상승세로 돌아서며 6.607%를 기록했다.
외국 투자자 보유율이 높은 스페인 국채는 이탈리아 상황에 좌지우지 되는 실정이다.
오는 20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 사회당을 밀어내고 집권할 것이라는 최근 여론조사도 국채 수익률 상승을 부채질한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유로 당국으로부터 강한 자본 보강을 압박받는 역내 은행들은 위기국 국채를 대거 처분하면서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마켓워츠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