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에 한랭기류가 선명하다.
JP모건체이스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국채에 아웃라이트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투자자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의 일부 헤지펀드를 포함한 자산운용 담당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일 현재 아웃라이트 롱 포지션을 취했다는 응답률은 ‘0’이었고, 1주일 전에 아웃라이트 롱 포지션을 취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였다. 반면 아웃라이트 쇼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25%로 몇 주 전과 동일했다.
캘버트 자산운용의 그레고리 하비브 매니저는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가 미 국채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면서 “인위적인 장세에는 뛰어들고 싶지 않다. 수익률은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채는 지난 주까지 11주 연속 상승했다.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운 수익률과 연준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종료, 여기다 정부의 채무 상한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요는 왕성했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강해지면서 미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간주한 영향이다.
다만 JP모건의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아웃라이트 롱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는 한 명도 없었지만 응답자의 75%는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이라고 설정한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3개월여간의 강세장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JP모건의 스리니 라마스와미 미 유동성 시장 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쇼트(매도)를 바라겠지만 유로존에선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매도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소재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서비시스의 마크 맥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 정세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국채 수익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현재 3.097%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올 연말에는 3.5%로 오르겠지만 2월에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3.77%를 여전히 밑돌 전망이다.
보스턴 소재 파이오니아 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슈랑거 펀드매니저는 “일부 회사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선호하지만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3.5%에 이르면 국채를 더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믿지 못할 정도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매수세가 국채에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