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경기회복이 주춤하는 것을 넘어 이중 침체를 뜻하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의 현황과 더블딥 가능성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차이메리카의 위기...스태그플레이션 빠지나
② 투자심리 짓누르는 뉴버블 공포
③ 금융시스템도 위기...블랙스완이 아마겟돈 이끈다
‘블랙스완(black swan)’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약세, 유가 급등에 따른 제3차 오일쇼크 가능성, 정크본드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일본 채권시장의 몰락 등 블랙스완이 출몰하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위기에 강하다는 헤지펀드업계 역시 블랙스완의 출현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헤지펀드업계는 예측이 불가능한 블랙스완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최근 보도했다.
사모펀드인 케인앤더슨캐피탈어드바이저의 로버트 시놋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스완들이 상호 교차 성장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1970년대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렸던 오일쇼크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놋 CEO는 “당시 유가 상승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15%가 감소했다”면서 “최악의 경제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프롯에셋매니지먼트의 에릭 스프롯 대표는 “우리는 2000년 이후 최장기 침체장에 있다”고 말했다.
스프롯은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침체 방지에 실패하면서 부동산 투기, 금융권 구제금융,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통화 헤지펀드인 코브포인트캐피탈어드바이저의 카틱 산카란은 “세계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달러가 기축 통화로 유지될지,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카란은 “유로라는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등 다른 통화 시스템 마련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는 위안이 공통 통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골든트리에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븐 타난바움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고수익 고위험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의 디폴트가 3~5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3월 대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의 채권시장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헤이만캐피탈의 카일 바스 대표는 “대지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의 입김이 세질 경우 재정적자 확대와 맞물려 국채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시장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귀금속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금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한 스프롯 대표는 “다가오고 있는 아마겟돈(대혼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귀금속”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블랙스완(black swan)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블랙스완 개념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폴리테크닉 연구소 교수가 지난 2007년 월가의 허상을 파헤친 ‘블랙스완(The Black Swan)’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경제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