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유출로 수돗물 오염이 확산되면서 생수가 품귀현상을 빚자 일본 업체들이 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음료업체들은 생산 체제를 풀가동해도 공급량이 달리자 해외에서 공수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일부 소매업체에서는 유아가 있는 고객에게 생수를 우선 판매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코카콜라는 전날 미국 코카콜라의 한국법인에서 광천수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코카콜라는 이를 통해 도쿄 지역의 월 생수 판매량을 현재의 2배인 200만상자로 늘릴 방침이다.
한국에서 배편으로 생수를 수입하는 데는 1주 정도가 걸리지만 성분 등 내용표시기준을 일본 규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실제 유통까지는 1~2개월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일본 코카콜라는 수입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감독 관청에 긴급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온음료인 포카리스웨트를 만드는 오츠카홀딩스는 ‘크리스탈 가이저’ 제조업체인 미국 CG에 증산을 요청했고, 기린 비버리지는 ‘볼빅’, 이토엔은 ‘에비앙’을 각각 프랑스 다농에 추가 발주를 냈다.
하지만 추가로 요청한 생수가 일본에서 판매되려면 빨라도 4월말에나 가능해 당분간 생수 품귀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음료업계가 이처럼 생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은 정부의 요청도 영향을 미쳤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페트병 음료 증산 등 적절하게 공급해 주기를 바란다”며 음료 업계에 증산을 요청했다. 에다노 장관은 “모든 가능성을 동원하고 있다”며 해외 조달도 불사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본 음료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와 대규모 재해 시 우선적으로 물자를 제공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소매업계도 생수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토요카도는 24일, 도쿄도와 지바현의 40개 매장에서 1세 미만의 유아가 있는 세대에 우선적으로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모자수첩을 제시하면 2ℓ짜리 생수를 1인당 1병씩 구입할 수 있다.
편의점 체인 훼미리마트는 자사브랜드(PB) 제품을 기존의 2배로 늘리기로 했고, 세이유는 모회사인 미국 월마트를 통해 캐나다에도 대량의 생수를 발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