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렸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과 한국 등 신흥국들은 최근 들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4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20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달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1%로 2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자 긴축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지준율 인상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설날)을 앞두고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주간지 ‘이코노믹 옵서버’가 최근 중국내 전문가 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이번 1분기에 중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의 취홍빈 아시아 경제리서치센터 공동 대표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향후 수개월 안에 최대 6%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불과 1달 뒤인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2.00%에서 2.25%로 올렸다.
한국은행도 지난 14일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두 달만에 추가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여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인도는 이달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지난달 음식 주재료로 쓰이는 양파 가격이 며칠 새 kg당 35루피에서 80루피(약 2050원)으로 두 배 이상 폭등하는 양파 대란이 일어나면서 정부가 양파 수출을 금지하는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인도 물가 벤치마크인 도매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8.43% 올랐다.
바클레이즈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전문가들은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인도 중앙은행(RBI)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6.5%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의 지난해 CPI 상승률은 5.91%로 7.6%를 기록했던 지난 2004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치는 정부 목표인 4.5% 상승률도 훨씬 웃돌았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브라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역병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럽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라 전월의 1.9% 상승률보다 물가 상승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소비자물가 목표인 2%를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2년여만에 처음이다.
마틴 밴 빌렛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지난달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면서 “물가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2%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13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