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파키스탄증시 벤치마크인 카라치100 지수는 지난해 25% 상승한 1만2022.46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7월 이후 30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5억1500만달러(약 5789억원)를 순매수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이스마일 이크발 증권의 아파즈 무스타파 전무이사는 “은행과 에너지 부문 기업의 실적 호조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카라치 증권거래소의 자파르 모티왈라 이사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해외자본의 유입으로 카라치 지수가 올해 1만4000포인트를 찍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톱라인 증권의 푸칸 펀자니 애널리스트는 “중산층의 부상과 도시화로 소비수요가 점차 늘고 있고 은행권은 안정된 수입 구조로 올해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며 “기업의 이익은 지난 4년간 정체상태였지만 향후 3년간 연 평균 13%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KD증권의 아킬 카림 데디 회장은 “올해는 파키스탄 증시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펀더맨털이 개선되고 있고 중국과 맺은 대규모 경제협력 계약으로 경상수지 적자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며 낙관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해 12월 파키스탄을 방문해 35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여름 대홍수로 파키스탄 증시도 8월에 8.7% 급락하는 등 타격을 받았지만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세로 반등에 나섰다.
마크 모비어스 템플턴자산운용 회장은 “대홍수는 파키스탄 경제발전에 타격을 입혔지만 기업 가치는 매우 저평가돼 있어 매력적”이라며 “우리는 온갖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최대 은행인 MCB뱅크는 경제성장 둔화와 경쟁사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점을 확대하고 종업원을 늘리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모함마드 우스만 알리 우스마니 MCB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파키스탄내 70개 지점을 신설하고 모바일 뱅킹과 외환거래, 송금관리 부문의 종업원을 늘리겠다”면서 “당국의 허가만 떨어진다면 중국과 중동, 유럽 등 해외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한편 파키스탄 증시의 최대 걸림돌은 정치 불안정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사옘 알리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연정 붕괴 위기에 처해있고 더 중요한 것은 경제 안정을 위한 적절한 정책을 실행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