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이 다국적 기업과의 협력과 인수·합병(M&A)에 힘입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제너럴 모터스(GM) 등 다국적 기업은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존 현지시장 공략에서 나아가 공동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GE는 중국항공산업공사(AVIC)와 50대50 지분으로 합작사를 설립해 해외시장을 노린 항공 전자기기를 생산하기로 했다.
AVIC는 중국 전투기 전문 생산업체며 최근에는 C919 등 민간여객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항공산업 대표업체다.
GM은 오랜 협력 관계인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연계해 인도와 남아시아, 기타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미니밴 생산 전문 합작사를 설립했다.
GM은 기술이전과 인도 생산시설 제공, 시보레 브랜드 사용 등 새 합작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다국적 기업은 현지업체의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하고 중국 정부 조달시장에 진출하는데 파트너사의 도움을 받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기업도 해외 시장 확대 야망을 위해서 다국적 기업의 해외 진출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기업들이 다국적 기업의 노하우와 기술을 배운 뒤 해외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레이몬드 탕 파트너는 “외국기업들은 중국기업과 합작하게 될 경우 기술을 빼앗기고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등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변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협력하지 않을 경우 다른 경쟁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기세도 무섭다.
일본의 M&A 자문회사인 레코프의 조사결과 올해 1~11월까지 중국 기업에 의한 일본기업 M&A 건수는 36건으로 사상 최다였던 지난해의 26건을 10건이나 웃돌았다.
중국 기업들은 패션업에서부터 요식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우수한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을 노린 M&A가 대부분.
일본 기업들은 부진한 자국 시장에서 벗어나 거대 시장인 중국 진출로 재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식욕에 환호하고 있다.
올해 이뤄진 중일간의 대표적 M&A는 렌상그룹과 닝보원성의 SJI와 닛코전기공업 인수, 중국계 말리온 홀딩스의 혼마골프 출자, 쑤닝전기의 라옥스 인수 등이며, 일본 라면 프랜차이즈인 혹코크도 중국 의류업체로부터 3억엔의 출자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