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예고없는 백악관 브리핑 룸 등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권유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벌 오피스에서 환담을 나눈 후 오후 3시께 백악관 브리핑 룸에 ‘깜짝 등장’해 백악관 공보팀과 출입기자들이 긴급히 달려오는 등 해프닝이 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와 타협한 감세 연장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었다.
뉴스채널 CNN의 간판 프로그램 ‘래리 킹 라이브’의 진행자 래리 킹(77)의 고별 방송이 진행된 16일 저녁 이 방송에 출연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권유로 즉석 브리핑이 이뤄졌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래리 킹이 당시 브리핑을 화제로 올리며 “백악관 브리핑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큰 소리로 웃으며 “그럴 생각은 없다”면서 당시 브리핑 배경을 설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실제로 그 브리핑은 정말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오벌 오피스에서 대통령과 감세문제를 포함해 여러 문제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으며,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감세 타협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바로 브리핑룸에 가서 감세안에 대한 견해를 기자들에게 얘기하는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습을 안했는데...”라고 머뭇거리자 오바마 대통령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촉해 브리핑 룸으로 향했다는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은 즉흥적으로 이뤄진 백악관 브리핑에 대해 “마치 자전거 타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고 비유했다.
정국 최대 초점인 감세안 처리가 고심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국민적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감세안 지지 입장을 확인하고 곧바로 공개적으로 정치적 도움을 받기 위해 예고없이 브리핑을 요청한 셈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은 재미있었다”며 “하지만 10년만에 한번 정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