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미국은 러시아를 마피아 국가에 비유했다.
미 외교관들은 본국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러시아는 범죄와 정치적 후원자에 대한 보상으로 얼룩져 있고 고위관리들은 뇌물을 마치 개인 납세시스템처럼 걷어들인다”고 비난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미 외교관들은 “러시아는 블라드미르 푸틴 총리를 중심으로 부패하고 독재적인 정치를 펼치고 있다”면서 “과두적인 정치체제와 조직 범죄가 결합해 가상의 마피아 국가를 만들고 있다”고 미국 최대의 경쟁자인 러시아를 헐뜯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외교전문에서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의 뇌물 액수가 연간 3000억달러(약 34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무기밀매와 돈세탁, 개인적 부당이익 취득, 조직범죄원에 대한 보호 등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첩보원들은 폭력조직을 이용해 무기밀매 등의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고 경찰과 정보당국, 검찰이 실질적으로 조직폭력단체를 보호하고 있다고 외교관들은 주장했다.
경찰과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은 뇌물을 마치 세금처럼 받는다고 외교전문은 묘사했다.
러시아 마피아와 스페인의 연결고리를 추적하던 한 미국 첩보요원은 범죄조직과 연루된 러시아 검사와 군 장교, 정치가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한 외교전문은 “푸틴 총리가 그의 사무실에서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하면서 막대한 부를 해외에 숨겨놨다”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는 미 CNN방송 ‘래리 킹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위크리크스에 폭로한 외교전문 내용을 비판하며 “미국은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 외교관이 그를 ‘배트맨’으로,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로빈’으로 묘사한 것에 불쾌했다”면서 “외교전문은 거만함과 무례함으로 가득 차 있고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보당국의 한 관리자는 “전일 부하들에게 러시아와 관련된 외교전문을 상세히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