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 체인인 월마트 스토어즈가 일본에서 새로운 사냥감을 물색한다.
일본의 유통시장이 코너에 몰리자 추가 원가 절감을 위해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 아시아 부문의 스콧 프라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의 성장에 관심이 있다“며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에서는 규모를 늘려야 한다”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사업 모델에 잘 맞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지난 2002년 유통업체인 세이유의 지분 6.1%를 인수하면서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세이유가 2008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자 2007년 12월 세이유의 지분율을 95.1%로 늘린 뒤 2008년 6월에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월마트는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매일 저가(everyday low price)’ 전략을 도입, 유통혁명을 통해 2년 전부터 겨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프라이스 CEO는 “저가 전략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흑자 궤도에 올랐다”며 “일본 소비자들은 저가에다 양질의 제품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10년 넘게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은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력을 부추기는 원인을 만들어냈다. 일본 소비자들은 럭셔리 브랜드들과 백화점을 꺼리는 대신 싼 물건에 열광하고 있다. 포에버21, H&M, 유니클로 같은 저가 패션 브랜드들이 판을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월마트가 인수한 세이유에서는 프랑스 레드 와인은 450엔(약 6200원), 청바지 한 벌은 850엔에 팔고 있다. 또 생수 한병은 48엔, 일본식 도시락은 298엔 균일가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현재 세이유는 일본 전역에 414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일본 시장에 흥미를 갖고 있는 월마트로서는 여전히 목마른 수준이다.
프라이스 CEO는 “다음 단계는 일본 소비자들의 가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것이 돼야 한다”며 “월마트는 일본에서 유기적인 성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더 큰 점유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브라이언 살스버그 컨설턴트는 “디플레이션 압력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의 가격 경쟁 탓에 몸집을 키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월마트는 인도에서 바르텔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3개의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3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중국에서는 프랑스 유통 체인인 까르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