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고로 사업과 철근 등 봉형강 사업으로 일희일비하고 있다. 고로 가동 이후 원가절감 등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나 철근 등 봉형강 제품의 수익성이 대폭 하락하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고로 부문이 현대제철의 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로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 감소를 최소화 시켰다는 것.
현대제철이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 2조5094억원, 영업이익 20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로 가동 이후 조업안정화가 이뤄지면서 후판 및 열연강판의 생산이 증대돼 2010년 연간 매출 10조 돌파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반면 전통의 효자 품목이었던 철근 등 봉형강 제품은 도리어 현대제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 분기 대비 4.8%, 40.4% 감소했는데 이 같은 실적 감소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철근 등 봉형강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철근의 경우 공급가격을 두고 건설사와 마찰을 빚으며 공급 중단 사태까지 가는 등 향후 매출과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지난 1일 “일부 건설업체들에 대해 11월1일부터 철근 출하를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강업체들과 건설사간에 철근가격 결산을 놓고 가격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설사의 특정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과 선공급 후결제 시스템의 악용 장기화 등으로 양 업종간의 신뢰가 깨졌다는 것.
실제로 현대제철의 철근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8년 44.2%에서 올해 3분기 39.2%까지 감소했다.
이 때문에 C열연 가동과 오는 11월 말 2고로 가동으로 현대제철의 주력이 봉형강에서 판재류로 완전히 옮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고로 가동에 따른 열연 등 타제품에서 수익을 실현했다”면서 “계속되는 손해를 감수하고 철근을 공급하기 어려워져 철근 출하 자제라는 상황까지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