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M&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에너지업종을 중심으로 주요기업의 인수·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M&A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3회에 걸쳐 글로벌 M&A 시장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업종 불문 글로벌 M&A시장 '요동'
② '배고픈 용' 주식회사 중국의 야욕
③ 글로벌 M&A 시장 "지금이 최적기"
경기가 침체에 빠졌을 때가 인수ㆍ합병(M&A)을 진행하기에 적기다. 같은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저가에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한동안 주춤했던 기업들의 M&A 활동이 지난 주말부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이번달 글로벌 M&A 규모는 1727억달러(약 202조922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다.
BHP는 지난 16일 포타쉬에 대해 적대적 인수를 선언했지만 포타쉬는 인수 제안이 터무니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앞서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휴스턴의 전력업체 다이너지를 5억4200만달러에다 부채를 더한 가격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뉴질랜드의 랭크그룹은 쓰레기 봉투 제조업체 팩티브를 4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데니스 보빈 스톤키파트너스 공동 회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뤄진 M&A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보빈은 "지난달 수많은 중역 회의 등 미팅에 참석했다"면서 "M&A 전략적 옵션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Bain&Co) 파트너인 팀 반 비에슨 M&A 전문가는 "기업들이 침체기 동안 자금을 비축해 현재 현금 보유 수준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M&A 활동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미국 무역회사들은 2조300억달러의 현금 및 단기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6년 1분기보다 57%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총 10조달러 규모의 M&A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기업가치 창출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5년부터 3년간 100여건의 M&A 중 53건에 대한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의 주가가 경쟁업체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언론그룹 맥클래치와 제약업체 보스턴사이언티픽, 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이 합병 당시에 비해 주가 성적이 부진했다.
이 기간 M&A를 실시한 기업의 주가는 주가지수 대비 평균 3%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알렉산더 루스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금융시장이 붐을 이뤘던 2005년부터 3년간 M&A 결과는 경기침체기에 비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침체기에 M&A를 진행하는 것이 기업들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도나 히처리치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낮은 가격에 기업을 사들인다면 돈을 벌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확신을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원칙을 지키는 대표적인 기업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다. 버크셔는 2006년 패시픽코프를 51억달러에 인수했다.
버크셔의 주가는 이후 주가지수 대비 35%포인트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고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프랑스의 유틸리티기업 수에즈로 벨기에의 일렉트라벨 인수 뒤 주가지수 대비 상승폭은 83%포인트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