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지표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의 현황과 더블딥 진입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글로벌 경제 "제조업 너마저..."
② 더블딥 일어날 수 밖에 없는 5가지 이유
③ 유럽, 재정위기에다 성장 둔화까지...
④ 제조업 경기 둔화쯤이야...亞 성장은 탄탄
⑤ 경제에 대한 대형 거짓말 3가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재정으로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의 지난 6월 공업생산이 하락한데다 영국의 6월 제조업 경기도 가장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던 전달에 비해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제조업 활동을 측정하는 마킷이코노믹스와 구매공급협회(CIPS)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영국의 6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월의 58.0에서 57.5로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사전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하는 결과로 지난해 7월 이후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웃돌아 아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님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노블 CIPS 최고경영자(CEO)는 "빠른 확장세를 보이던 영국 제조업이 역풍을 맞았다"면서 "올해 하반기 제조업이 진척될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 클라크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제조업 경기는 탄탄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바탕으로 지난해 초 이래 빠른 속도로 확장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예상대로 제조업 지수가 계속 하락한다면 올해 말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9개월 연속 50을 웃돌아 제조업 경기확장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분기는 제조업 경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면서 "유럽 국가들이 경기부양에서 긴축재정으로 선회함에 따라 향후 몇개월간 성장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업체들의 침체로 원자재 비용은 지난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반면 신규주문 또한 감소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독일 기계공업협회(VDMA)가 발표한 5월 신규주문은 전년대비 61% 상승했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국가 부채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7500억유로 규모 구제금융을 마련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까지 이어지며 유럽 경제 전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의 5개 지방정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스페인 지방정부 4곳의 신용등급을 기존 'Aa1'에서 'Aa2'로, 나머지 한 곳은 'Aa2'에서 'Aa3'로 각각 한 단계씩 낮췄다.
무디스는 또 이들 5개 지방정부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서는 추가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이번 조치에 대해 "2010~2011년 재정수입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향후 몇년간 재정적자 문제가 재현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무디스는 스페인의 성장 전망이 어두우며 재정 상황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Aaa'인 신용등급이 1~2단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 단계 밑은 'Aa1'이며 두 단계 낮아질 경우 'Aa2'가 된다.
스페인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율이 11.2%였으며 공공부채율은 55% 가량으로 집계됐다.
무디스는 스페인의 공공 부채율이 2014년에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2010~2014년에 연평균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그리스의 신용등급도 'A3'에서 무려 4등급 내린 'Ba1'으로 하향조정했다. Ba1 등급은 투자부적격 상태인 '정크' 수준에 해당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4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