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사가 고급주택시장에 진출하면서 미국 고급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즈니가 미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 근처에 고급 리조트 단지를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가 고급주택시장에 진출한 것에 대한 평가는 분분한 상태.
디즈니가 제공하는 별장의 가격대는 150만달러(약 18억원)~800만달러 수준이지만 디즈니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도 주택압류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올랜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현재 정점에서 50~60% 떨어진 상태이다. 부동산 정보사이트 리알터닷컴에 따르면 올랜도시의 올해 신규주택 평균 판매가격은 24만3000달러에 불과해 디즈니 주택의 가격대는 최상위에 놓여 있는 셈이다.
디즈니는 고급주택시장이 회복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디즈니 리조트 부동산개발의 맷 켈리 부사장은 “디즈니는 와인 시음회 및 VIP 파크 투어 등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는 않다”면서 “VIP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가 개발한 골든 오크 단지는 디즈니랜드에서 약 64km 떨어진 곳에 있고 2개의 골프 코스와 450개의 별장 및 445개의 객실을 보유한 포시즌즈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디즈니는 플로리다 습지대 등 자연보호 지역이 전체 단지의 반을 차지하는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골든 오크 단지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디즈니의 주택시장 진출 성공여부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골든 오크 단지의 개발이 아직 안 끝났기 때문에 올해 분양할 주택수는 30개 미만에 그치고 내년에야 1차 분양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마이애미 대학의 엘리자베스 플래터 지버크 건축학 학장은 “골든 오크 프로젝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고급주택 프로젝트에 뛰어 든 첫 경우”라고 말했다.
지버크 학장의 타운 건설 아이디어는 디즈니의 첫 부동산 프로젝트였던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이라는 교외 주택단지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부사장은 “현재 셀레브레이션 단지의 약 6000개의 주택이 팔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셀레브레이션도 부동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닷컴에 의하면 셀레브레이션의 집값은 지난 4월 19만1500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4년 전에 비해 60%나 하락했다.
디즈니의 첫 고급주택 프로젝트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랜도의 고급주택 전문 중개상인 로저 소더스톰은 “단지 위치와 디즈니랜드로의 접근성이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디즈니가 골든 오크 프로젝트에 쏟는 노력을 고려하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애미의 건축가인 테렌스 라일리는 “셀레브레이션의 이상적 아이디어에 비해 골든 오크는 다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켈리 부사장은 “골든 오크의 개념은 셀레브레이션과 다르다”면서 “골든 오크는 주거용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디즈니 월드를 즐길 수 있는 새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