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지진 같은 대재난 이후 남자아이가 적게 태어난다는 속설을 입증할 근거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9ㆍ11 테러사건 이후 미국의 남아출생률이 떨어졌다고 26일(현지시간) 신화통신이 미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는 1996~2002년까지의 미국의 태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9ㆍ11 테러사건 직후 남자 태아 사망률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왔으며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12월에 태어난 남아의 수가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테러나 전쟁 같은 재난으로 사회 전체가 비탄의 분위기에 휩싸이면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고 이에 따라 남아출생률도 낮아진다고 밝혔다.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하는 호르몬이 태아의 정상발육에 영향을 주고 특히 남아가 이런 호르몬 변화에 여아보다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앤톤 브루크너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원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재난 발생시에 수컷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학자들은 이 현상이 불리한 환경하에서 번식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생겨난 장기간의 자연선택의 결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