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반정부 시위로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지난 4일 시위대를 이끄는 탁신 치나왓 전 총리 지지파인 ‘반독재민주통일전선(UDD)'이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의 화해안을 받아들이면서 사태는 일단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태는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기업과 일식 레스토랑이 몰려있는 도심에서 폭발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지난달 22일밤 발생한 고가도로 ‘살라뎅’ 역 앞의 타니야 통에 있는 일식 체인점 ‘오토야’ 태국 법인 관계자는 “사건 며칠 전부터 가게를 닫아 다행히 피해는 면했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대형 상업시설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매장 면적이 50만㎡인 대형 쇼핑몰 사이암 파라곤과 이세탄 등이 들어선 센트럴월드는 지난달 3일부터 문을 닫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업시설에는 음식점과 명품샵 등 많은 일본 기업들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 입주한 오토야는 월간 매출의 30%인 2800만엔의 손실을 내고 있다”며 여파가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
교육시설에도 시위의 불똥이 튀고 있다.
방콕에서 산수 수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고분교육연구회는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2개교의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일본인학교도 지난달 입학식과 동시에 휴교령이 떨어져 학생들의 수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시위로 출장과 관광 계획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일본항공(JAL)은 황금연휴기였던 이달 초 3000명 가량이 태국행을 취소했다.
한편 소매ㆍ외식ㆍ교육ㆍ여행 등에 비하면 제조업계는 타격이 덜하다.
방콕에 있는 일본인상공회의소는 “태국에 진출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생산활동에는 별로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며 “다만 혼란이 길어지면 일본기업의 태국 진출에도 영향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연합(ASEAN)을 중심으로 관세철폐 등을 위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진행되고 있다. 그 거점으로 태국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정국 혼란이 길어지면 태국에는 그만큼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주목해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은 지난달 21일“베트남에 주목하는 일본기업”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일본기업들이 태국에 비해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더 네이션은 영향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혼란을 수습해 서둘러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자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