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첫 삽 뜨나” GTX-B·C 노선, 착공까지 ‘첩첩산중’…부동산 시장도 잠잠

입력 2024-11-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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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착공을 알리며 ‘출·퇴근 30분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C 노선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준공 시점 또한 최소 1~2년이 밀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교통 호재로 집값이 뛰었던 일부 수혜지역 부동산 시장도 다시 잠잠해지는 추세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3월과 1월 각각 착공식을 진행한 GTX-B·C 노선의 연내 착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GTX-B 노선은 인천 송도부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정거장 14개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전체 길이는 연장 82.8㎞다. 상봉-마석 62.8㎞는 민자구간, 용산-상봉은 재정구간으로 지어진다. 민자구간 사업 시행자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다.

착공식 당시 2030년을 개통 목표로 내세웠으나 3월 재정구간 일부(상봉역-구리역 구간)을 제외하고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착공계(공사 착수보고서) 제출이 미뤄져서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약 3조4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청학역 신설 여부 또한 추가 지연의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인천시는 연수구 철도망 확충을 이유로 B 노선과 수인분당선 환승 정차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B 노선 인천대입구역이 개통해도 송도 구도심까지 도보로 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7월 B 노선 민자구간 실시계획승인 고시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추후 실시계획 변경 시 착공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C 노선은 상황이 더욱 막막하다.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청량리역, 삼성역을 통과해 수원역까지 86.46㎞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 시행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다. 지난해 12월 실시계획 승인 고시가 난 후 올 1월 말 착공식까지 마쳤으나 착공계 제출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지보상 절차 지연과 자금조달 문제로 발목이 잡혀서다.

C 노선 공사에 투입 예정인 총 사업비는 4조6084억 원이다. 이는 2019년 12월에 결정된 고정금액으로, 코로나19 이후 공사비가 급등한 탓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정부가 일부 구간의 사업비를 부담하는 B 노선과 달리 C 노선은 전 구간 민간 사업자가 완공 후 운영 수익을 챙기는 ‘BTO’(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업비가 올라 실시협약 당시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투자자 모집이 힘들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금융 시장이 악화하며 투자자 모집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 사업이 지연됐다”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C 노선 통과 예정인 청량리역에선 사전 고지 없이 개인 땅에 환기구와 공사장 출입구를 동의 없이 설치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토지소유주가 사유지 저촉 등을 사유로 반대하며 C 노선 실시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기구 위치 변경 민원 등은 대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역민원 발생 우려나 지장물 저촉 등의 이유로 대안 마련이 불가능할 경우 현 실시계획대로의 진행이 불가피하다”며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 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철도건설 사업의 특성상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문화재 발굴이나 민원 발생,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예상치 못한 공기 지연이 발생하는 일이 잦다. 업계에선 실시계획상 공사 기간이 각각 72개월과 60개월인 B·C 두 노선이 내년 착공하더라도 완전 개통 시기는 빨라야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민자 구간의 자금조달 지연으로 인한 착공 연기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부 관련 절차의 조속한 이행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당초 국토부가 제시했던 연차별 재원 투입 계획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착공에 부풀었던 인근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B 노선 통과 예정인 남양주 마석역신도브래뉴2차 125㎡(이하 전용면적)는 5억8000만 원(14층)에 거래됐지만, 올해부터 4억 원대에 손바뀜하며 1억 원 이상 급락했다.

인천시청역과 가까운 인천 미추홀구 용현자이크레스트 84㎡는 올 4월 5억4000만 원(22층)에 매매계약서를 썼지만, 9월에는 4억9000만 원(25층)까지 떨어지며 5억 원 아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착공 일자도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집값 상승까지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GTX-A 노선 동탄-수서구간은 SRT 선로를 공유함에도 준공까지 15년이 걸렸다”며 “분명한 개발 호재는 맞지만 아무리 빨라도 10년 이상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부동산 가격에 있어서) 성급한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하철은 지역과 종류를 가리지 않고 주택가격을 올리는 선호시설이라는 점은 사실이나 GTX 역세권으로 기대되는 지역의 아파트값은 일반 주택가격 상승의 수준을 넘어선 곳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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