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오장’도 안 먹히는 코스피…영업익 늘었지만 성장세 둔화 [종합]

입력 2024-11-18 15:50 수정 2024-11-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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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누적영업익 156조 ‘역대 최대’에도…3분기 실적 전분기 대비 감소세

▲코스피가 13일 나흘째 급락세를 지속하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모니터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970조6632억원으로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000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7포인트(2.94%) 내린 689.65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52주 신저가를 경신, 전장대비 2400원(4.53%) 내린 5만600원에 마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코스피가 13일 나흘째 급락세를 지속하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모니터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970조6632억원으로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000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7포인트(2.94%) 내린 689.65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52주 신저가를 경신, 전장대비 2400원(4.53%) 내린 5만600원에 마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3분기 누적(1~9월)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3분기(7~9월) 이익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성장 둔화세는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의 매출, 영업이익 성장이 2분기 대비 크게 둔화하면서 4분기와 내년 기업 실적 전망에 비상이 걸렸다. 이른바 ‘반오장’(반도체만 오르는 시장)도 증시를 견인하지 못하면서 연말연초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누적 영업익 늘었지만, 분기는 꺾여

18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00사 중 614사(연결기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5조64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개별기준 영업이익도 84조7803원을 거두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순이익은 71.2% 늘어난 119조1222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2214조60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7%, 순이익률은 5.4%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연결 매출액 비중 10.2%)를 제외한 경우 매출액은 3.6% 소폭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 53%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3분기 매출액은 748조430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53조4474억 원)과 순이익(40조7738억 원)은 전분기 대비 각각 0.3%, 2.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7.2%→7.1%)과 순이익률(5.6%→5.5%)도 줄어들었다.

기업 10곳 중 3곳은 적자다. 분석대상기업 614사 중 연결기준 195사(31.8%)가 3분기 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대비 56사 늘어난 규모다. 흑자달성기업은 전분기 대비 56사 감소한 419사(68.2%)로 집계됐다.

▲상장사 3분기 연결실적 (한국거래소)
▲상장사 3분기 연결실적 (한국거래소)

업종별로 살펴보면 실적 감소 업종수가 증가수를 압도한다.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비금속광물(-13.4%), 의료정밀(-10.4%) 등 9개 업종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종이목재(-84.2%), 비금속광물(-49.8%) 등 11개 업종에서 감소했다. 순이익은 9개 업종에서 줄었다.

금융업도 둔화하고 있다. 연결기준 금융업(41사)의 3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3.5%, 5.64% 감소했다. 보험과 금융지주는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21.51%, 0.48% 감소했고, 순이익은 각각 22.98%, 2.7% 줄었다.

코스닥도 실적이 꺾였다. 1153개 코스닥 상장사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51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1.7% 줄었다. 순이익은 67.3% 급감한 5333억 원, 매출액은 1.16% 감소한 66조9480억 원이었다.

더 어두운 4분기 그리고 내년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의 성장 둔화세도 두드러진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18조43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476% 증가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로는 1.2% 증가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합산 3분기 영업이익 서프라이즈는 -12.5%, 지배순이익 서프라이즈는 -3.4%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뜻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영업이익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업종은 디스플레이, 운송, 유틸리티 등 7개 업종에 불과했으며, 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업종은 모두 업종 합산 영업이익 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는 더 어둡다. 실적시즌 이후로 향후 이익 컨센서스 또한 우하향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증시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26% 하향조정됐다. 구내 증시 전체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은 최근 1개월 동안 반도체, 에너지, IT가전, 화학, IT하드웨어 등 이차전지 및 IT섹터를 중심으로 1.3%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1%,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9%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최근 흐름에서는 당분간 실적 모멘텀이 담보된 업종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던 유틸리티·운송·조선·통신과 향후 실적 향상의 기대가 최근 부각되고 있는 미디어·소프트웨어 업종들에 대한 외국인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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