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공모가 대비 1.5% 하락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인도, 대형 IPO 상장 당일 주가 하락 경향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힘차게 울린 상장 벨 소리와 함께 주식 거래가 시작됐다. 정 회장이 오른 연단에는 ‘모든 인도인을 위한 현대(A Hyundai for every Indian)’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첫 번째 자동차인 산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 공장에서 만든 12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 안팎으로 판매했다”면서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는 블랙록, 피델리티와 같은 유명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인 주당 1960루피로 결정됐다. 이에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IPO로 33억 달러(약 4조55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2년 인도생명보험공사(LIC)의 역대 최대 IPO 기록(25억 달러)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만 이날 증시 데뷔 첫날 주가는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초가는 공모가(1960루피) 대비 1.5% 하락한 1931루피에 형성됐다. 이후 장중 낙폭이 약 5%로 확대되기도 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인도증시 IPO 기업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39%였다. 일각에서는 인도에서 2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의 기업가치가 190억 달러로 평가받은 것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이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첫날 주가 하락만으로 향후 흐름에 대해 우려하기엔 이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도에서 대규모 IPO의 대다수가 상장 첫날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0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IPO가 이뤄졌던 최근 두 기업에 비해 현재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다”며 “2021년 디지털 결제 서비스 페이티엠 운영사 원97커뮤니케이션스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렸지만, 거래 첫날 주가가 25% 넘게 폭락했고, 현대차 이전 인도 역대 최대 IPO 기록을 보유했던 LIC도 2022년 상장 첫날 8%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를 포함해 인도 상위 IPO 10개사 중 7곳이 상장 당일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이날 상장 직전 현대차 인도법인의 투자등급을 ‘매수’, 목표가를 2472루피로 각각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시작했다. 공모가 대비 26% 상승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