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언론에선 프로모션 활용, 리퍼브 제품 구입, 재사용 재활용으로 낭비 줄이기, 공동구매, 다소 비싸더라도 고품질 제품 선택 등 ‘현명한 개학시즌 준비’에 대한 기사들이 눈에 띈다.
9월에 지갑이 얇아지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여름휴가 때 마구 긁어댔던 신용카드 청구서까지 날아드니 가계지출은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이유로 휴가철에 과소비를 하면 개학시즌에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신문에선 여름이 오기 전부터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했나 보다.
결국 이런 ‘재정 보릿고개’를 막으려면 스스로가 수입·지출 관리, 투자 등 다양한 금융 기술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한데, 그것이 바로 ‘금융 이해력’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조사를 바탕으로 EU 시민의 18%가 높은 수준의 금융 이해력을, 64%가 중간 수준, 나머지 18%가 낮은 수준의 금융 지식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원국 간에 격차가 커서 시민의 4분의 1 이상이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4개 국(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슬로베니아)에 불과했다. 특히 여성, 젊은 세대, 저소득층, 저학력층은 다른 그룹보다 금융 이해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포르투갈 국민은 인플레이션, 이자율 지식을 묻는 항목에 낮은 점수를 받아 금융지식지수가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하위는 루마니아, 포르투갈 바로 앞은 그리스였다. EU 이사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회원국들이 금융 문맹을 해결하기 위해 핵심 개념과 기술 습득을 목표로 6세부터 학교 커리큘럼 필수과목에 금융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포르투갈 각급 학교는 금융 이해력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르투시의회는 지방자치단체 내 모든 초·중등학교에 금융지식 과목을 개설해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또한 국가재정교육포털은 해마다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금융교육 활동 콘테스트’를 열어 우수한 금융교육 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모아져 학교에서 형식적인 것이 아닌 정말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이 이뤄지길 학부모의 입장에서 바랄뿐이다. 돈이 모이면 충동구매를 해대는 아이들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금융 지식을 쌓아간다면 돈을 현명하게 관리해 경제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