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담을 전공한 임상가로서 이 말을 그냥 듣고 흘릴 수가 없었다. 정말로 유재석 씨가 그렇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가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서 길거리를 다니다가 아무나 붙잡고 즉흥적으로 인터뷰하는 내용을 수십 번씩 돌려 보았다. 놀랍게도, 정말 그랬다. 유재석 씨 화법은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그리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상대방이 스쳐 지나가듯 꺼낸 이야기를 흘리지 않고 모두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부드럽게 연결한다. 첫 번째 비결은 바로 ‘경청’이었다.
다음으로, 유재석은 경청을 ‘질문’으로 바꾸어 이어간다. 다시 말해서, 인터뷰 대상이 꺼내는 이야기를 잘 듣고 난 후에, ‘육하원칙 의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질문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를 활용해서 질문하면, 상대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지금 어디에 가세요?’라고 물었는데 ‘카페에 가요’라고 답이 돌아오면, ‘왜 가시는데요?’ 혹은 ‘어떤 카페에 가시나요?’라고 질문할 수 있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변에 가지를 치면서 계속 질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재석은 ‘공감’을 밑에 깔고 대화한다. ‘공감’이란,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언제나 유재석은 인터뷰 대상자가 힘든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와 비슷한 자기 경험을 적절하게 꺼내서 다가선다. 서로 비슷한 처지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억지로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상대와 공명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의도적으로 유재석 화법을 언급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각을 잡고 의도적으로 바라봐야 겨우 조금 배울 수 있다. 그만큼 대화는 어렵다.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