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 저소득층 재정 압박 일제히 경고

입력 2024-07-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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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소비자대출 순익 74% 급감
“소비지출 전반적 둔화
특히 저소득층 어려움 겪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대형은행들이 저소득층의 재정 압박을 일제히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2분기 신용카드를 포함한 미국 소비자대출 사업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급감했다고 밝혔다. 마크 메이슨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 지출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계좌 잔액은 코로나19 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협력하는 소매점들의 트래픽은 줄었고, 직전 분기와 같은 소비자 지출 성장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산 기준 씨티와 더불어 미국 4대 은행 중 3곳인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를 비롯해 뱅크오브뉴욕(BNY)멜론 등은 2분기 대출사업에서의 순이익 감소를 보고했다.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기간 기준금리를 내리자 저금리 대출로 막대한 이익을 냈지만, 현재는 정반대 상황을 겪고 있다.

JP모건은 2분기 전체 181억 달러(약 25조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수치지만, 신용카드 비자의 지분에서 발생한 일회성 자금인 80억 달러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증가율은 1%도 채 되지 않았다. 웰스파고의 순이익은 0.6% 감소한 49억 달러로 집계됐다.

JP모건의 제러미 바넘 CFO는 “미국 소비는 전반적으로는 괜찮다”면서도 “덜 부유한 고객들 사이에서 소비에 약한 부분이 있었다”고 짚었다. 특히 “저소득층에서는 재량지출(비필수품 소비)에서 비재량지출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약세 징후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CFO는 “개인과 기업 고객 대출 수요가 미미하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깊이 살펴보면 저소득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분위기는 경제지표에서도 감지된다. 지난주 공개된 미시간대 7월 소비심리지수는 66에 그쳤다. 8개월 만의 최저치로, 미시간대는 “소비자 신뢰가 대폭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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