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상품 예측발주…점주 “폐기 증가” 우려
BGF리테일 “배송 지연 등 점포 불편 개선 효과”
편의점 CU의 간편식 입고 체계를 익일제로 변경하는 안을 두고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CU가맹본사인 BGF리테일은 배송 지연, 결품 등을 개선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반면 가맹점주들은 예측 발주로 인해 재고 부담이 커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편식 점포 입고 체계 변경에 따른 불공정 행위 중단을 가맹본사에 촉구했다.BGF리테일은 30일부터 도시락,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 간편식의 점포 입고를 당일에서 익일로 바꾼다. 가맹점은 그동안 오전 10시에 간편식을 발주하면 당일 저녁 6시 이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익일 저녁에 상품을 받게 된다. 입고 시간이 24시간 늦춰지게 된 셈이다.
간편식 익일 입고제가 시행되면 이틀 전에 상품을 예측 발주, 불확실성이 커져 상품 폐기가 늘게 되고 결국 판매 기회까지 잃게 된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CU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CU 가맹점 801개 대상 설문(4월25~5월14일) 결과, 점주의 97.3%가 익일 입고제를 반대했다. 박민자 CU가맹점주협의회 상생국장은 “전날 판매 물량과 날씨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예측발주를 하면 폐기가 늘게 되고, 반대로 조기 품절되면 하루 동안 판매 대응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제도 변경을 가맹본사가 간편식 수요 증가 속 폐기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본다. 그간 CU본사는 당일 입고에 따른 시간 부족으로 도시락 등을 예측 생산해왔는데, 익일제가 되면 예측 생산에 따른 폐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수년동안 간편식 수요와 점포수는 급증하는 동안 본사는 시설투자나 거래 제조사를 확보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었다”며 “(이번 변경안은)반드시 철회돼야한다”고 밝혔다.
반면 BGF리테일은 이번 조치가 오히려 배송 지연 등 가맹점 불편을 개선하고 간편식 품질을 높여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조치란 설명이다. 고물가 등으로 작년부터 간편식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배송 지연을 겪거나 결품이 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앞서 BGF리테일은 10회 이상 각 지역별 점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현재 가맹점 폐기 지원에 더해 상품 판매 프로모션 등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배송 체계 변경 시 안정적인 생산시간 확보로 간편식 품질 향상, 배송 시간 안정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제도 변경에 따른 초기 운영 안정화를 위해 별도 폐기지원 제도 도입 및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 등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