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팝업)의 취지와 성과는 긍정적인 경우가 많지만,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바로 넘쳐나는 폐기물이다. 1~3주가량 한시적으로 열리는 팝업의 특성상 일회용 플라스틱과 같은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기업들이 사실상 매출을 목표로 하면서 오프라인 고객 경험과 소비자 만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팝업의 취지는 긍정적이나 쏟아지는 폐기물에 대해선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단체들 역시 팝업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일일 환경부 폐기물 통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사업장 일반폐기물 양은 2017년 50.1톤에서 2021년 334.6톤으로 5년 새 약 6.5배 증가했다. 사업장 일반폐기물은 팝업과 같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다. 10평 내외 면적의 팝업에서 약 1톤 정도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팝업이 사업장 폐기물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걸 의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시적인 특성상 소비자의 조바심을 자극해 (팝업스토어에) 찾아오게끔 한다"면서 "길어봤자 3주 정도로 열리는 기간이 한정돼 소비자 입장에서 한시적으로 열리는 희소성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도하게 열리는 팝업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폐기물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는 것은 환경 보호적 관점에서 굉장히 큰 문제"라며 "팝업 자체가 쓰레기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이와 관련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역시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혜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는 “팝업스토어 매장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행사 종료 후 매장을 철수할 때마다 발생하는 폐기물도 최대 수십 톤에 달한다”며 “폐기하는 자원들 자체도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 관련 규제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사용된 자원이 이후에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해야 하고, 소재도 '설치에 몇% 이상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와 같은 구체적 기준을 담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팝업을 단순하게 홍보나 마케팅 목적뿐 아니라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허 활동가는 "최근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그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팝업 이후 자원에 대한 재활용이라던가 기획 초기부터 폐기물이 최소한으로 나오게끔 친환경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