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쌀 소비량 등 양곡 정책의 중요한 기초가 되는 양속소비량 통계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표본 수가 너무 작은 데다 조사의 사각지대, 소비 형태의 변화 등이 제대로 담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양곡소비량조사, 진단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양곡소비량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곡소비량 조사는 국민의 양곡 소비·재고량을 파악,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통계청이 매년 초 발표한다. 생산량과 소비량이 중요한 양곡 정책 수립에 중요한 부분이다.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에서 1인당 쌀 소비량은 평균 56.4㎏으로 전년 대비 0.3㎏이 감소했고, 196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 기록을 나타냈다.
농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의 양곡소비량 조사는 가구 부문과 사업체 부문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문제는 가구 부문 조사로 통계 표본이 조사의 중요성에 비해 표본 수가 너무 적다. 지난해 양곡소비량 조사 가구 부문 대상은 농가 500가구와 비농가 900가구다. 2021년 기준 전체 가구는 2177만3507가구로 표본이 0.01%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표본의 규모와 대상의 변동성이 큰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1400가구 였던 대상이 2018년에는 1140가구, 2019년부터 2022년에는 1540가구 등으로 계속 변했다. 농가와 비농가 비율도 이 기간 35.7~56.1%를 변동성이 컸다.
조사의 사각지대도 크다. 현재 양곡소비량 조사에는 외국인 가구와 군대, 기숙사 등 집단 가구는 제외되고 있다.
소비 행태를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양곡소비량 조사에서는 외식과 집에서 먹는 내식에서의 식사량을 같다고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의 '하루 세끼, 우리는 쌀을 어떻게 소비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외식에서는 끼니당 56.5g, 내식은 46.1g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효 농경연 연구위원은 "쌀의 소비처는 가구, 식품제조업체, 외식, 급식 등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처별로 조사가 별도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표본조사 방식으로 파악이 어려운 소비처의 경우 관계부처와 자료협조 및 2차 자료 활용을 통해 파악 또는 추정하고, 최종 단계에서 통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에서 쌀 소비량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고, 표본조사의 방식으로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민관협력을 통한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관련 통계와 다양한 형태로 비교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조사의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