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전문가들이 시스템 개선 없이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교육의 질적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학교육학회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교육의 질은 교수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의대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를 양성하기 위해 제도적,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회는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 의사 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교수들이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면서 “의대 증원에 앞서 현재 교육, 시설, 환경에 대한 평가·분석과 학습자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역·필수의료 인재 유입 방안에 대해서는 “의대 학생 선발과 진로교육도 고려해야 하며, 전형과 면접에 관한 충분한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며 “의사들이 지역에서 일하고,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의대 교수 구성으로는 2000명 규모의 증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학회는 “전국적으로 기초의학 교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임상교수 비율이 월등히 높다”라며 “임상교수는 연구와 교육보다 진료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료, 연구, 교육, 봉사에 모두 집중하는 것은 임상교수 대부분에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회는 교육을 담당하는 임상교수를 확보하기 위해 진료 시간을 줄여주고, 학생과 전공의 교육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수들이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보상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학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전문가와 정부가 건설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요청이다. 학회는 “의학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와 면밀한 분석을 통한 교육지원 계획 수립, 의대생 선발과 진로교육, 의대 교수 개발과 교육에 대한 인정 제도 개선 및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