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비율이 최근 5년간 3.8%포인트(P) 하락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5년 주기로 자살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실태조사는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와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로 구성됐다. 국민인식조사는 지난해 8월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19~75세 성인 28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한국리서치가 태블릿PC 기반 개별면접조사(TAPI, Tablet Assisted Personal Interview) 방식으로 조사했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의료기관의 보고항목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조사대상은 이들 기관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3만665명이다.
먼저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본 적 있는 사람(자살생각 유경험자) 비율은 14.7%로 2018년(18.5%) 대비 3.8%P) 하락했다. 여성(16.3%)이 남성(13.1%)보다 높았다. 자살생각의 주된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4.8%)’, ‘가정생활의 어려움’(42.2%), ‘정서적 어려움(19.2%)’ 순이었다. 단, 자살생각 유경험자 중 도움 요청 경험이 있는 경우는 41.1%, 전문가 상담 경험이 있는 경우는 7.9%에 머물렀다. 그나마 전문가 상담 경험은 5년 전보다 3.1%P 올랐다.
자살 보도와 미디어의 자살 표현을 접한 자살생각 미경험자와 유경험자 모두 절반 이상이 ‘자살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느낀다고 답했다. 자살생각 유경험자는 ‘기분이 우울해졌다’, ‘자살 보도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고 불안하게 느꼈다’ 등 부정적인 항목에 대한 응답률이 미경험자에 비해 높았다.
국가의 자살 예방정책이 도움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80.9%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4.7%로 가장 높았다. 자살생각 유경험자는 ‘자살 유가족 지원’에 대한 응답 비율이 8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신건강 심리상담 강화(85.7%)’, ‘자살 고위험군 지원 강화(85.5%)’ 순이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하는 85개의 병원 응급실에는 지난해 1년간 자살시도자 3만665명이 내원했다. 여성(64.8%)이 남성(35.2%)보다 약 1.8배 많았다. 연령대별로 19~29세가 9008명(29.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8세 이하 4280명(14.0%), 30~39세 4251명(13.9%) 순이었다.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3.2%)’가 가장 많았고, ‘대인관계 문제(17.0%)’, ‘말다툼, 싸움 등 야단맞음(7.9%)’, ‘경제적 문제(6.6%)’가 뒤를 이었다. 자살시도 방법은 ‘음독(53.1%)’, ‘둔기·예기(18.4%)’, ‘농약(5.3%)’, ‘가스중독(5.3%)’ 순이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자살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국민의 자살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욕구를 자살예방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2023~2027) 및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등의 차질 없는 이행으로 자살률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