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ㆍ낸드 모두 회복세 뚜렷
SK도 실적 개선 속도 빨라져
"HBM 시장 지배력 여전할 것"
반도체 시장 반등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흐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역시 본격적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조858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실적 6402억 원 대비 약 659% 상승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실적 2조8257억 원과 비교해도 약 2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황에 따라 주력 사업인 DS(반도체) 부문의 실적 하락이 지속해 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4조5800억 원, 2분기 4조3600억 원, 3분기 3조7500억 원, 4분기 2조1800억 원이었다. 4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만 약 15조 원에 달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가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등으로 DS 부문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DS부문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메리츠증권 7000억 원, IBK투자증권 3340억 원, KB증권·DS투자증권 2000억 원 등이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시장에서 모두 회복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매출액은 79억5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 52억5000만 달러 대비 5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38.9%에서 45.5%로 큰 폭 상승했다. 낸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42억 달러로, 3분기 대비 44.8%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31.4%에서 36.6%로 올랐다.
D램 가격과 낸드 가격은 올해도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는 1월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액수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추후 실적발표에서)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로 돌아선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 중심에는 최근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749억 원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3460억 원의 이익을 내면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HBM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에 있어 가장 최적화된 메모리로 주목 받으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웨이퍼 기준 HBM 월 생산량이 지난해 4만5000장에서 올해는 12만~12만5000장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에는 5세대 HBM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대량 납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D램 매출에서 HBM의 비중이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할 것”이라며 “경쟁사의 HBM 시장 신규 진입에도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