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투자자들은 “이제 10만전자(10만 원대 삼성전자 주가) 가는 거냐, 존버(최대한 버티기)한 보람이 있다”, “역시 국민주다”, “잘 버텼다 이제 판다”라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1조 원어치 사들이며 상승을 이끌었지만, 개인들의 차익매물(1조5423억 원)이 쏟아지며 오름폭이 제한됐다.
애널리스트들의 삼성전자 목표 주가는 장밋빛이다. 현재 10만 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하나증권(10만 원), 메리츠증권(10만 원), SK증권(10만 원), 미래에셋증권(10만 5000원) 등 네 곳이나 된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장밋빛 실적이 주가를 끌어 올릴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03% 증가한 33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신규 공급과 대형 인수합병(M&A) 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연간 영업이익은 33조 원을 예상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부터 현대차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앱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 예정이다”면서 “향후 전장사업 강화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추세와 맞물리며 현대차와 협력 강화와 타 자동차 고객사 확보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기업신용등급을 ‘Aa2’(안정적)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재무 유연성과 현금흐름으로 연구·개발(R&D) 및 생산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이점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메모리칩, 디스플레이 패널, 모바일 및 가전제품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올해 31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스마트폰도 실적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제미나이를 탑재한 신제품 갤럭시 S24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며 세계 최초의 AI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모바일경험·네트워크(MX/NW)사업에서 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봤다. 메리츠증권은 갤럭시S24 출하량 추정치를 기존 1320만대에서 1350만대로 늘렸다. 해당 사업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도 기존 3조5000억 원에서 3조8000억 원으로 높였다.
문제는 낙관적 전망 만큼 투자자들이 따라줄지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2조5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전날 1조5104억 원을 판 개인은 이날도 삼성전자를 1조5423억 원가량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역대 최대 순매도다. 덕분에 코스피 시장에서도 개인 역대 최대 순매도(2조9098억 원) 기록을 새로 썼다. 개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바로 팔아버리는 ‘소심한 단타’를 반복해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8.63% 상승한 17만 원에 마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엔비디아향 HBM3시장을 거의 주도하면서 D램 회사 중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실적 개선 속도도 가장 빠르다”며 “HBM 수요의 확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개인은 이날 SK하이닉스도 4567억 원어치 팔았다.
정성욱 박상인 정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