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운명의 날 앞둔 태영건설…금융당국 "법정관리까지 검토 나선다"

입력 2024-01-07 10:27 수정 2024-01-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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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설명회장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설명회장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태영건설이 신청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대한 결론이 나흘 뒤 나온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을 포함한 강도 높은 추가 자구계획을 이번 주말까지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태영 측은 깜깜무소식이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까지 고려해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 측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추가 자구계획 요구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1차 채권단협의회가 열리는 11일까지 추가 자구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75% 동의는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태영 측은 애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 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네 가지 자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659억 원만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고, 블루원을 통한 자금도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 특히 태영 측은 4일 TY홀딩스가 연대체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 원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이 모두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애초 확약한 1549억 원이 아닌 659억 원만 지원함에 따라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부족 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산은은 5일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과 부행장 회의도 열고 태영건설 자구계획 내용과 이행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워크아웃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채권은행들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 원을 즉시 지원하고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담보 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제공)을 확약하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즉각 실행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태영건설에 대해 강도 높은 추가 자구계획이 없다면 워크아웃 개시가 불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본지에 "대통령실은 금융위 등 기본적인 정부 입장과 마찬가지로 워크아웃 추진을 위해 대주주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비공개 회동을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채권단의 입장을 듣고 태영건설에 대한 법정관리까지 고려하면서 시장 혼란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의 대비를 한다는 입장이다. 법정관리가 이뤄지면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피해로 확산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8일 오전에는 여의도 산은 본관에서 금융지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임원들과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을 소집해 부동산 PF 현황 및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을 시작으로 롯데건설과 동부건설 등 건설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위기설이 흘러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태영건설 자구안 이행에 대한 현황 공유와 채권단 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전히 응답이 없는 태영건설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윤석민 회장의 TY홀딩스 지분을 제외하면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 회장이 사재출연으로 내놓을 수 있는 자산은 사실상 없다"며 "그룹이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자구안에 포함된 블루원, 에코비트 등을 제외하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윤석민 회장 등 오너일가가 출연한 사재는 총 484억 원이다. 다만 태영 측이 채권단에 밝힌 자구안과 중복되는 금액 등을 뺴면 사실상 출연한 사재는 68억 원 정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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