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무슨 아이스크림이냐’ 하는 비난은 놀랍지 않다. ‘이한치한(以寒治寒 : 추위는 추위로써 다스림)’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콘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겨울 제철 간식이니 말이다.
세븐일레븐이 10월 출시한 자체 브랜드(PB)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인 ‘세븐일레븐 밀크바닐라콘’(이하 밀크바닐라콘)이 겨울 아이스크림족들에게 핫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세븐일레븐 아이스크림 전체 상품 1위에 등극했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인기의 원천을 맛보기 위해 근처 세븐일레븐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밀크바닐라콘을 잡고 잠깐 ‘멈칫’했다. 바로 생각보다 ‘센 가격’ 때문이다. 알고보니 밀크바닐라콘은 세븐일레븐이 만드는 PB 아이스크림 중에서는 가장 고가인 3000원이었다.
PB 상품의 미덕은 저렴한 가격이라고 여겼는데, 밀크바닐라콘은 만만한 PB 상품의 그것이 아니었다. 옆에서 길쭉한 자태를 뽐내며 2200원에 판매 중인 월드콘을 보고 있자 하니 ‘800원이나 더 주고 사먹을 가치가 있나’ 하는 의구심은 절로 들었다.
이런 생각은 밀크바닐라콘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사라졌다. 부드럽고 묵직한 우유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원유 함량이 50%라는데, 그 숫자가 혀로 납득되는 순간이었다.
밀크바닐라콘은 검은 수트를 입은 젠틀맨처럼, 검은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있었다. 세븐일레븐은 콘 케이스에는 검정색과 금색을 사용, 프리미엄의 느낌을 살렸다.
다른 콘처럼 종이 포장을 벗기는 포장 형태가 아니었기에 손이 더러워질 것을 감안하고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와플콘을 꺼냈을 때 콘이 아이스크림으로 눅눅해져 있다면 휴지로 감싸고 먹을 심산이었다.
‘플라스틱 포장 가격을 줄여서 아이스크림 양이나 더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되뇌며, 콘을 잡아 올리는 순간 또 놀랐다. 그 어떤 콘에서도 만나지 못했던 두꺼운 와플이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콘 하단부는 초코 필링이 두껍게 발려 있어서 ‘초코바닐라콘’을 먹는 느낌도 들었다. 와플콘 끝까지 들어차 있는 아이스크림. 3000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 큰 만족감을 줬다. 잠깐의 달콤함을 즐기고 나니 남은 건 플라스틱 케이스 뿐이었다.
세븐일레븐의 바닐라콘의 인기는 이미 예견된 바였다. 이미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골드 와플 콘 밀크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맛본 이들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두 제품은 외관부터 아이스크림 맛까지 비슷하다는 평이다.
세븐일레븐은 빙그레와 힘을 합쳐 이 맛을 구현했다고 한다. 3000원으로 부릴 수 있는 편의점에서의 맛있는 사치. 하나를 꼽으라면 올 겨울엔 바로 세븐일레븐의 밀크바닐라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