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활용한 ‘퇴비화 종이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PHA를 적용해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퇴비화 코팅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다. 종이컵부터 컵라면, 복합밥 용기 등 다양한 종이 패키징에 적용할 수 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전 세계에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소수의 기업이 양산 중이다.
신기술은 기존 퇴비화 종이 코팅과 비교해 내구성, 내열성을 모두 높여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석유계 코팅과 유사한 상품성을 구현했다. 기존 퇴비화 코팅은 주로 산업 퇴비화(PLA) 소재를 단독으로 사용했는데, 강성이 높은 PLA의 특성 상 사용 시 코팅이 깨지거나 갈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은 물성이 유연한 PHA를 내열성이 높은 PLA와 혼합, 석유계 코팅과 같이 잘 깨지지 않고 열 조리도 가능한 퇴비화 종이 코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코팅은 종이컵 뿐만 아니라, 뜨거운 물을 붓는 컵라면, 전자레인지 조리가 필요한 복합밥 용기 등 종이로 된 다양한 식품 패키징에 적용할 수 있어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또 PLA는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만 분해되는 반면, PHA를 혼합하면 소재의 생분해도가 개선돼 가정용 퇴비화 환경에서도 분해된다. 이 때문에 패키징의 지속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술은 생산성 측면에서 바이오 소재의 한계점도 극복했다. 바이오 소재는 석유계 소재에 비해 높은 열에 약해 열 가공을 통해 고속으로 생산하는 대규모 포장재 제조 방식에 부적합했다. CJ제일제당은 비교적 낮은 온도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공정을 개발했다.
CJ제일제당은 이 기술을 내년 상반기 중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햇반 컵반’ 종이용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후 다양한 종이 식품 포장재로 기술 적용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그레이스김 글로벌 패키징(Global Packaging) R&D 경영리더는 “PHA 적용 종이 코팅은 기존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한 혁신”이라며, “식품 패키징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