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뜨겁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문제로 국토교통부, 현대건설과 법적 다툼 위기가 일단락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 주목도가 늘면서 상승 거래가 잇달아 체결되는 등 전고점 가격 목전까지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달 24일 제1회 대의원회 회의를 열어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토부 GTX 정보공개 청구 관련 소송 취하의 건'과 '현대건설 명예훼손 고소사건 취하의 건'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고 투표를 진행했다. 대의원 126명(서면결의서 포함) 중 124명은 국토부에 대한 안건에 대해, 125명은 현대건설 고소 취하 건에 대해 찬성해 가결됐다.
앞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GTX-C노선의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 문제를 두고 국토부, 현대건설과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추진위는 우회 노선 변경 등을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조합이 소 취하로 방향을 선회한 데는 현대건설이 대안 노선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협의점을 찾지 못한 추진위가 국토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현대건설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사안이 법적 다툼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잡음을 조기에 마무리 하고 재건축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준공 44년 차에 접어든 은마아파트는 1999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후 수차례 안전진단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며 사업 진척이 없다가 지난해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 규모의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며 본 궤도에 올랐다.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던 GTX 문제가 해소되면서 사업 추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7년 만에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앞두고 상승 매매가 연달아 체결되면서 투자 수요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은 9월 24억4000만 원에 중개거래가 체결됐다. 같은 타입이 지난 4월 20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7000만 원이 뛰었다.
이달 21일에도 전용76㎡ 타입이 23억9500만 원에 손바뀜 됐다. 직전 거래가 4월 체결된 21억3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새 2억9200만 원이 오른 것이다. 이 타입의 최고 거래가는 26억3500만 원으로, 전고점까지 2억여 원을 남겨두고 빠르게 상승 중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은마아파트는 수억 원씩 상승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매매가가 전고점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재건축은 사업 특성상 내외부적 문제로 인한 지연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서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