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의료 종사자 파업
병원 측과 임금 협상 결렬…“인플레가 임금 잠식해”
미국에서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종사자들까지 파업에 돌입하며 미국 전체가 노사 갈등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만5000명 이상의 미국 비영리 의료기관 카이저퍼머넌트 직원들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흘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이는 미 노동통계국이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의료 종사자 파업이다.
카이저퍼머넌트는 현재 40곳의 병원과 620곳 이상의 의료 센터에서 1270만 명의 고객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 5개 주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카이저 퍼머넌트에는 현재 6만8000명의 간호사와 의사 2만4000명, 21만3000명의 기술직·사무직원 등이 고용돼 있다.
카이저퍼머넌트의 노동자들은 병원과의 임금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인플레이션이 직원들의 임금을 잠식했고 부족한 인원은 직원들을 소진시키고 있으며 돌봄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4년간 24.5%의 임금 인상을, 병원 측은 지역에 따라 12.5~16%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저퍼머넌트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시작되자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수천 명의 임시직 직원들을 고용해 빈자리를 메우고 필요하다면 다른 병원으로도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자들에게 약국과 수술 센터 등 20여 곳의 운영 중단 시설을 공지했다.